현재 위치

추억 속에만 묻어두기엔 너무 아까운, 포대기

CRAFT & ARTISAN #01

추억 속에만 묻어두기엔 너무 아까운, 포대기

애착 육아라는 말이 있다. 신체 접촉을 중요하게 생각해, 아이를 귀여워할 때 ‘물고, 빨고’라고 표현하는 우리나라. 업고, 안고, 끼고 재우는 우리나라의 육아와 ‘포대기’는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조차 없다.


[요이면서, 이불이면서, 아기 띠였던]
네모난 것도 세모난 것도 동그란 것도 모두 자유롭게 묶을 수 있었던 보자기도 그렇고, 밥상 펴면 식당, 이불 펴면 침실, 책상 펴면 공부방이 되던 방도 그렇고. 한국의 것들은 선을 딱 그어 역할을 부여받기보단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해 사용하는 것들이 많다. 3개, 4개의 물건으로 해야 할 역할을 하나로 할 수 있으니 실용적이라고 할 수 있을 터. 비슷한 말로는 강보, 처네 등이 있었던 이 포대기 역시 들춰 업으면 아기 띠가 되고, 잠들어 슬며시 내려놓고 바로 재우면 요가 되었다가, 쌀쌀해 배꼽이라도 덮어주면 이불이 되었다. 그래서인지 생김새가 아기 이불만 한 사이즈에 긴 끈 2개가 달린 형태. 대단할 것 없지만, 하나만 있어도 이리저리 쓸모가 많은 요긴한 육아용품이다.

[할아버지는 금줄을, 할머니는 포대기를]
예로부터 집안에 손주가 생기면 할아버지와 같은 집안의 남자 어른은 금줄을 준비했고, 할머니들은 포대기를 준비해주었다 한다. 배냇저고리나 아기 침구처럼 아기를 키울 때 ‘필수품’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. 예나 지금이나 아기는 여럿이 키우는 법. 할머니도 업고, 엄마도 업고, 큰언니도 업어 키우느라 여러 사람의 손때가 묻은 소중한 포대기는 이제는 박물관에서나 볼 법한 옛 추억이 되었다.

[아는 사람은 알아보는 지혜로운 육아법]
한때 이 포대기가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. 지금도 구글에 Podaegi를 검색하면 전 세계 할머니와 엄마들의 포대기 사랑과 사용법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. 그들의 포대기 사랑 이유도 역시 ‘포대기를 하면 두 손이 자유롭다’, ‘아기를 보면서 다른 일을 할 수 있다’ 와 같은 실용적 측면도 있지만, 대부분은 지혜로운 육아법이라는 데 공감했기 때문이다. 5000년간 살아온 우리 조상의 양육 방식인 ‘애착 육아’가 알게 모르게 외국의 학자나 부모들에게 주목받고 있었던 것. 그 정겹고 따스한, 우리에겐 너무나도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이 육아법은 앞으로 더 각광받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. 세상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. 가정이 그렇고, 가족이 그렇다.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온전히 사랑받는 존재로 단단히 뿌리내려 자라는 사람은 어디서도 중심을 잘 잡을 거라는 믿음. 애착 육아, 심장소리 그리고 포대기로 이어지는 이 내리사랑은 어쩌면 오늘날 더욱 필요한 육아 비책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.

연관상품

[카드 증정] [무료자수] 유아 포대기

[카드 증정] [무료자수]
유아 포대기